스토킹하는 시간에 돈을 벌기 (1~4화)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 나라면

고백하자면 드라마 리뷰에 익숙하지 않다. 약 2시간 후면 이야기가 완결되는 영화만 주로 보다 보니 흐름이 긴 드라마를 리뷰하는 게 낯설다.

원래 드라마를 잘 안 보기도 한다. <너의 모든 것>을 보게 된 것은 동생 추천 덕분이다. 내가 최근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놓자 동생은 뭐야 무섭다. 그래서 호기심이 생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너의 모든 것’ 시즌1은 총 10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시즌 1을 다 본 후에 리뷰하는 것은 너무 긴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4화까지 본 후에 쓰는 가벼운 리뷰다.

그 남자의 비정상적인 대시 방법: 스토킹과 모른 체하다

서점 직원 조는 어느 날 대학원생 벡을 만난다. 벡이 찾는 책을 골라주면서 그와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조의 ‘잘해보기’가 우리 생각과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조는 벡의 이름을 바탕으로 구글링을 시작한다. 벡의 주소, 친구 관계, 하는 일 등 ‘모든 것’을 알아본다. 너무 소름끼치는 일이 많아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난감할 정도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름끼치는 것은 벡을 몰래 따라다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지만 들키면 당연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으니 절대 들키지 않는다. 술에 취한 벡이 지하철 선로에서 떨어졌을 때 우연을 빌미로 나타나 도움을 준다. 정말 약한 게 벡을 기억하지 못하는 척 한다. 그 일을 계기로 벡과 관계를 맺어 간다.

조는 벡이 지하철 선로에서 떨어지던 날 분주한 틈을 이용해 휴대전화를 가로챈다. 휴대폰에 연결된 클라우드 계정을 통해 벡의 모든 실시간 대화를 볼 수 있게 된다.

조에게는 벡과의 관계 발전을 막는 모든 것이 장애물이다. 그중 가장 큰 방해물은 벡의 연인(?) 벤지였다. 벤지를 없애기 위해 클라이언트에 접근한다. 그를 서점 지하실에 가두고 마침내 살해하다. 원래 죽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백 문제’라 안 된대 살해 방법은 땅콩 알레르기를 이용한다. 벤지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계속 SNS 게시물을 올리며 벤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감쪽같이 숨기고 있다.

나라면 스토킹 시간에 버는 뉴욕의 착한 남자 그러나 실상은 살인자이자 스토킹범이다. 조는 두 가면을 바꾸는 남자다. 더 큰 문제는 벡을 향한 그의 마음만은 진심으로 보인다는 것. 방법이 너무 틀려서 이걸 ‘진심’으로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벡은 작가를 꿈꾸는 대학원생이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어 늘 일에 허덕인다. 대학에서 만난 상류층 친구들과의 관계도 계속 유지한다. 노골적으로 속물은 아니지만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벡의 친구 피치는 조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5주년에 패스트푸드점에서 더치페이 하고 싶어?”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면 된다. 그 외의 모든 즐거운 대화든 돈이든 상관없다. 돈으로 매력 어필하는 사람, 욕할 게 하나도 없다. 재정적 여유도 중요한 매력이라는 것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을까.

스토리가 흥미롭려면 가해자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미친 건 사실이지만 또 어떤 모습은 내키는 ‘Two-faced’로 만들어야 한다. 조는 그런 전제조건에 정확히 부합하는 캐릭터다. 책을 좋아하는 지적인 모습, 아이에게 친절한 아름다움, 여성의 행복을 바라는 순수한 마음, 무엇보다 나쁘지 않은 외모. 이런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섞인 캐릭터다.

그래서 <너의 모든 것>은 쫄깃쫄깃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답게 자극적인 설정도 재미를 더한다. 최근에 자극적인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는데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면 정말 다른 세계를 경험한 것 같다. 전공서적을 읽고 웹소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머리 아프지 않고 술술 쓰러지다

동시에 연출이 정말 세련됐다고 느꼈다. 연출이 부족했다면 지루하게 느껴졌을 조의 내레이션 장면도 정말 세련되게 만들었다.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합쳐져 <너의 모든 것>을 쫄깃하게 만들 것이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니 신선하다. 밥 먹는 시간을 적극 활용해 10회까지 달려 총평을 낮춰보자.

지금까지의 총평 : 공포와 로맨스 사이 스릴러에 얽힌다. 쫄깃쫄깃해서 손이 가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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